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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내와 슈렉 2(Shrek 2)를 봤습니다. 참 오랜만에 오붓하게 둘이서 영화관에 가 본 것 같습니다. 저는 결혼 전에는 영화 광이었는데 결혼 한 이후로는 아내가 영화관에 가서 영화 보는 것을 싫어하는 바람에 가끔씩 영화관에 가는데 최근에는 오랜만이었습니다.
'슈렉 2'는 1편과는 달리 처음부터 코미디 만화영화라는 사실을 탁~ 깨 놓고 시작하더군요. 1편에서는 코미디 부분이 있긴 했어도 이 영화가 코미디 영화라고 적나라하게 얘기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시작이 다르더군요. 1편 보다는 더축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사실적인 인물 묘사 등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인물들의 세세한 주근깨까지도 구현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또한 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까지도 실제 손으로 그린 만화처럼 자연스럽고 깔끔해보였습니다. 이렇게 그래픽 기술이 진보되어 가는 구나 싶었지요. 그렇지만 영화의 내용은 특이한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내용이었지만 그래도 우리 부부에게는 인상적인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요.
피오나 공주와 슈렉은 자신들의 외모와는 상관없이 서로 사랑하여 결혼해 성공했지만 슈렉이 가진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만은 잠재적으로 내재하고 있었던 것이었죠. 물론 그들이 늪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는 행복에 넘치는 생활이었겠지만, 새로운 가족으로서 각자의 부모, 여기서는 피오나 공주의 부모를 받아들어야 하는 상황에선 더이상 둘 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죠. 여기서부터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슈렉은 아내 피오나 공주를 사랑하기 때문에 늪을 떠나 어쩔 수 없이 장인과 장모가 살고 있는 왕국으로 갈 수 밖에 없었고, 그곳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며 '괴물' 취급할 당연한 일을 걱정하였던 것이었습니다. 급기야 그들은 피오나 공주의 아버지인 왕과 다투게 되고 그들은 처음으로 부부싸움을 하게 됩니다. 피오나 공주는 자신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사랑도 괴물인 남편을 사랑하게 되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슈렉은 아무리 해도 자신의 외모로는 아내의 아버지인 왕을 만족시키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생각 속에 갖혀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짧은 영화를 보면서 우리 부부의 옛날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저희 부부는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만큼 좋은 추억이 없다는 생각이 들만큼 저희 부부에게는 나름대로 좋은 기억입니다만, 결혼 초의 생활에는 만만찮은 갈등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른 부부들도 그런 것처럼 저희 부부들도 부모님들 때문에 많이 싸웠던 것 같습니다. 양자의 부모님들에 대한 생각과 입장이 다르다 보니 생길 수 밖에 없는 그런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쪽에 옳고 그름을 일단 떠나 서로에게 자신의 입장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므로써 계속적인 갈등이 생기고 싸움이 생기는 것이었죠. 지금은 다행히 지혜롭게 모든 일들을 처리한 상태이어서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그때는 참 어려웠습니다. 결혼 생활의 환상이 이렇게 깨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결국의 자산의 입장을 포기하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게 되며 부모보다 우리 두 부부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도 나에게는 부모님도 중요하지만 아내가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주된 변화였던 것 같습니다.
슈렉이 살고 있었던 늪은 슈렉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아늑한 삶의 현장이었겠지만 사회라는 대인 관계 속에서는 자신만의 고집스런 공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자신을 보호하고 있던 공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진 것이죠. 물론 자신의 의도로 그렇게 된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저는 요즘 일부러 일을 만들며 복잡하게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한 삶이 좋다고 합니다만 사실은 제 스타일은 그렇지 않은 편이긴하죠. 내가 앞으로 살아야 하는 삶이 길어 봐야 50년이 넘을 수 있겠습니까? 몸이 움직이는 한 일을 하겠지만 열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시기는 앞으로 30년 정도가 아닐까요. 그러니 내가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내게도 가정이라는 제한된 공간이 있고 언제라도 나를 충전시킬 수 있는 공간이 있긴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좋은 직장과 동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나를 제한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언제든지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과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 보시고 혼자 살고 계신 싱글(single) 여러분들은 눈 높이를 낮추시고 외모를 비롯한 다른 조건들 보다는 진심을 보시고 사람을 먼저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재미 있고 좋은 영화입니다. 다들 한번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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