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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매년 겨울 폭설에 대비해 제설제로 염화칼슘을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효과가 미비할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환경 피해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통상 염화칼슘은 부식성이 강해 콘크리트 속의 철근과 차체를 손상시키고 도로변 가로수와 녹지, 문화재에도 염해 피해를 주는 등 부작용이 뒤따른다.
또한,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눈이 녹은 뒤에도 염화칼슘은 범벅인 상태로 남아 도로를 질척거리게 해 되레 미끄러운 현상이 가속화 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등에서는 제설제로 염화칼슘 대신 소금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가 염화칼슘을 전량 수입하는 중국에서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염화칼슘을 제설제로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에서 가장 눈이 많이 오는 북동부 지역 중 하나인 메인주에서 유학을 한 장모씨(29·남)는 “매년 겨울마다 적게는 1미터에서 많게는 2미터까지 눈이 오는 메인주에서 별다른 교통대란을 겪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 씨는 “메인에서는 보통 3~4월까지도 눈이 쌓여 있는데 되레 한국보다 도로가 미끄럽다고 느낀 적은 많지 않다”며 “미국에서는 눈이 오면 수시로 제설차들이 직접 눈을 밀어낸다. 그 작업이 끝나기 전에도 계속해서 눈이 내린다면 자체적으로 학교나 회사에서 스노우데이(폭설로 인한 임시 휴무일)를 지정하거나 출근시간을 좀 늦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 오니 가장 큰 차이점은 그런 여유도 부족할뿐더러 눈이 쌓인 상황에서도 바쁘게 차로 움직이다보니 제설제를 급하게 뿌리는 것 같다”며 “미국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일부 소금을 뿌리기도 하지만 한국처럼 살포의 개념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조달청 관계자 역시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외국에서는 러시아, 캐나다를 제외하고 제설제로 염화칼슘을 쓰는 곳이 거의 없다”며 “왜 유독 우리나라만 아직도 염화칼슘에 의존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27년 만의 한파와 잦은 폭설에 염화칼슘 사용이 늘어나면서 지자체마다 염화칼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9월 조달청은 환경과 인체에 악영향 논란이 있는 제설용 염화칼슘과 소금을 전년 보다 대폭 줄인 7만톤 규모로 계약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계자는 “통상 염화칼슘은 전량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수급 안정성 자체가 좋지 못할 뿐 아니라 저장 기간도 2년으로 한정돼 폐기 처분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따라서 염화칼슘 대신 친환경 제설제 도입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번 폭설로 염화칼슘 부족을 운운하는 것은 문제의 초점 자체가 잘못 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최근 연이은 폭설로 평소 눈이 적게 내렸던 서해와 남부지역의 경우 미처 충분히 제설제를 대비하지 못한 지역에서 염화칼슘 품귀현상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충북도의 경우 도내 12개 지자체에 총 4646톤의 염화칼슘과 6254톤의 소금을 준비했으며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도 1295톤의 염화칼슘과 1558톤의 소금을 확보한 것으로 지난달 31일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한 달 동안 이미 염화칼슘은 50.9%(2920톤), 소금은 62.9%(2897톤)이 소진되는 등 절반 이상이 사용돼 수급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에 전국적으로도 오는 2월까지 한파와 폭설이 예고되고 있어 염화칼슘, 소금 품귀현상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제설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현재 전국적으로 염화칼슘(제설제) 품귀현상은 사실”이라며 “특히 남부 지역처럼 원래 눈이 적게 오는 지역은 올해 예상치 못한 폭설로 제설제 대비가 미흡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일부에서는 이런 현상을 보고 우리 공무원들이 제설제만 뿌린다고 오해하시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며 “우리 역시 폭설마다 밤을 새서 눈을 밀어낸다. 나 역시 지난달 31일부터 오늘 아침까지 이틀 밤을 새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폭설 시 제설제 문제가 제기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국민들의 ‘편의주의’도 큰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까운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항상 눈이 더 많이 내림에도 눈이 10센티미터 쌓이기 전에는 제설작업을 하지 않는다. 그 때까지 시민들이 기다려주거나 운행 시 굉장히 서행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에는 1000여대 가량의 제설차량이 8000미터 이상의 서울시 도로 제설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차마다 GPS까지 장착돼 있어 실시간으로 이동방향, 업무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관계자는 아울러 “반면 우리 시민들은 눈만 오면 즉시 항의전화를 하신다”며 “이 때문에 눈을 제대로 밀기도 전에 고위 관계자들은 시민들의 민심을 따르고자 바로 제설제를 뿌리라고 지시하신다. 그 만큼 시민들의 의식문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연합 관계자도 제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과 같은 제설작업 확대와 함께 시민들의 의식이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환경연합 하천위원회 이재석 위원장은 “독일의 경우는 제설제 쓰는 곳도 있지만 우리와 다른 점은 확실히 그 양이 규정돼 있다”며 “미국도 워싱턴 같은 지역은 우리처럼 제설제를 뿌리기도 하지만 대부분 물리적으로 밀어낸다. 우리도 그런 작업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규제와 제설작업 확충보다 더 필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의 만연한 편의주의를 개선하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 대체로 눈이 오면 바로 바로 불편만 따지고 쉽게 제설제를 뿌려달라고 요구하곤 하는데 사실 제설제를 뿌리면 환경 피해로 인한 2차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데 그것이 정확히 수치화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단순히 제설제 작업에 들어가는 인건비로 계산할 것이 아니라 이것이 우리나라에 미칠 환경적 비용을 우리 국민에게 더 각인시키고, 국민들 스스로도 ‘편의주의’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데일리안 = 김수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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