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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호 (2004-07-15 13: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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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편 폐경기'도 챙기세요
성욕 줄고 우울 증세, 늦바람 현상
중년의 '복병'…운동·대화로 풀어야


지난해 9월 주부 김양희(가명.42.성남시 분당구)씨 집은 발칵 뒤집어졌다. 남편(48)이 어느 날 집을 나간 뒤 일주일 뒤에야 돌아왔던 것. 그는 "인생이 허무해 무작정 떠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김형근(가명.58.서울 서초동)씨는 5년 전 방황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내에게 미안하다. 흠잡을 데 없는 가장으로 꼽혔던 그가 25살 연하의 직장 여직원과 '로맨스'에 빠졌던 것. 김씨는 "50고개에 들어서면서 의욕을 상실하고 의치를 한 뒤 허탈해 했다"며 "청춘을 되돌이켜 보려고 발버둥을 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중년의 삶의 전환기 '남성 폐경'='남성 폐경기'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남성 갱년기인 남성 폐경은 미국의 심리치료사 제드 다이아몬드가 명명하면서 부르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발간한 '남자의 아름다운 폐경기'라는 책을 통해 "남성에겐 주기적인 생리현상이 없지만 단순히 신체적 위기 이상의 것을 아우른다는 의미에서 폐경이란 말을 붙였다"고 밝히고 있다. 40~55세 정도의 남성에게서 나타나는 폐경기는 중년 남성의 삶의 전환기라는 것이다.

폐경기를 맞으면 먼저 남성 호르몬의 감소로 성욕이 떨어지고 피로감을 호소하며 건망증이 심해진다. 심리적으로는 매사에 짜증이 늘고 결단력이 없어지고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 친밀한 우정을 원하면서 한편으로는 고립감을 느끼기도 한다.

◇"남편의 바람을 조심하세요"=남성 폐경기 증상에서 주의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늦바람'이다. 차인숙(60.서울 청담동)씨는 "착실하던 남편이 뒤늦게 외도를 해 고민하는 여고 동창을 제법 봤다"며 "주부들 모임에서 단골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늦바람이 단순한 성욕 때문만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고려제일신경정신과 김진세 박사는 "남자로 살면서 상처.두려움.수치심 등을 꾹꾹 누르다 보니 감수성이 둔해지는 것을 느끼는 이가 많다"며 "아직도 존중받고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젊은 여성을 찾는 심리적 기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다를 떨어라"=남성 폐경기에 대해서는 본인은 물론 아내도 모르고 지내는 수가 많다. 김 박사는 "한국 남성들은 대체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폐경기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우선 당사자들은 폐경을 거스를 수 없는 과정으로 여기는 게 중요하다. 운동과 휴식 등을 통해 체력을 다지는 것은 증상을 줄이는 좋은 방법. 김 박사는 "다른 사람과의 수다를 통해 문제를 드러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남편이 폐경을 겪는 아내 중 평소 대화가 잘되는 부부라면 "당신, 요즘 변했어, 나와 얘기 좀 합시다"라며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해보는 게 좋다. "여보! 나는 당신만 믿어" 라든지 출근하는 남편에게 "당신, 오늘 유난히 멋지네"라며 기를 살리는 것도 침체된 남편을 돕는 방법이다.

또 같이 취미생활이나 자원봉사 등을 하고 대화를 늘리면 폐경기를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증상이 오래 가면 정신과 등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건강한 인생 후반기를 맞을 수 있다.

문경란 여성전문기자<moonk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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